J와 어찌어찌 약속이 되었다.
일하는 사람들끼리는 만나기도 참 쉽지 않다.
벼르고 별러서 "에잇~ 오늘은..."하고 만났다.
그 친구와 나의 접점은 명동.
집에서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여유있게 나서려고 마을버스 탔는데... 망했다.
아직도 나는 대중교통의 그 복잡한 노선에 적응되지 않는다.
다음 길안내의 터무니 없는 <13분 걸어서 00버스 타라>는
안내를 거부하고 마을 버스 탄 건데
결국은 지하철타고 환승까지 해서 도착.
"나 도착했음" - 문자 보내고
루꼴라 핏자 시켜서 맛있게 먹으며 모처럼 오샤베리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지기가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J와 헤어져 명동과 소공동 길.
기분좋게 보슬보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걸어서 집으로 왔다.
시청 광장 옆을 지나 왔지만...나는 그곳을 일부러 외면하면서 돌아왔다.
지난 번의 패배로 인한 자괴감. 어쩜 트라우마 같은 것이 아직도 나를 힘들게 한다.
이것은 일종의 '학습된 무기력'일 것이다.
그래서 어쩌라고... 어쩌자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 - 그런 인식에 기인한 무력함.
그렇게 나는 비겁해 지고...
5년 동안은 신문과 방송 뉴스에 눈 막고, 귀 막으련다던 그날의 결심을
그곳에 있지 않아도 괜찮을 수 있는 주문인 듯 중얼거리며...그렇게 집... 내 집으로 들어와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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