考え/점과 선

히마(ふらり)

trytobe 2013. 5. 10. 22:46

왠일로 이틀 동안의 업무가 블럭 되었다.

덕분에 난 출근 후 눈 도장만 찍고 근무지 이탈 ㅎㅎ

 

이 지역이 공원으로 재개발 된다고 하니

이 비스트로도 떠났나 보다.

텅 빈 건물의 텅빈 창을  등꽃이 올라 타서 들여다 보고 있다.

 

 

이 꽃의 이름은 데이지 일 것이다.

데이지다.

사랑스러운 데이지... 데이지 여야 한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꽃을 하나만 말하라면

나는 서슴없이 '라일락'이라고 말한다.

특히 저 바이올렛 색... 저 작은 십자형 꽃들

그리고.

절.대.적으로 행복해지는 라일락만의 향기.

그건 싱그러운 5월, 이제 성하의 계절이 되었음을 알리는 아로마 신호다

 

 

 

모두들 출근해서 사무실에들 있을 이 시간.

길은 조용하고 싱싱하다.

 

 

 

.

걸었다.

 

 조용한 이 길 들을

 

 

한데.. 

남자 셋과 여자 하나의 일행이

떠들석하니 지나간다.

내가 찍고 있는 꽃이름이 뭐냐고 묻는다.

"혹시 함박꼿 아닐까요?"  내 작은 대답에

"아니, 아니 함박은 아닌데... 다른 뭔데 이름이 생각 안 나네" 하면서 크게 떠들며 간다.

 

"함박, 작약, 모란 중에 하나 일 것"이란 말이

그 떠들석한 사내가 지난 다음에야 떠올랐다.

괜히 약이 오른다. 바보.

이름 아는게 뭐 대수라고, 아니 이름 모르는게 무슨 억울할 일 이라고....

 

 

 

 

 

갇혀 있다.

궁은 콘크리트 도시의 높은 빌딩 들 속에서

섬처럼 갇혀 있다.

구한말 조선의 운명처럼 그렇게 무력하게.

 

 

 

나는 이런 플레임이 주는 균형미가 좋다.

앙코르와트에서도

내가 찍은 신전의 사진은 대부분 이런 플레임이었다.

 

 창살 너머 지붕 위의 저 장식물을

나는 한참을 바라 보았다.

 

 그래서 더 가까이 다가가

 

 

 

 

 

이들이 뭘 하는지 들여다 본다.

화 내고 돌아 앉은 큰 형님께

읍소하는 (사실 아니다) 졸개들 같다. ㅎㅎ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새'에 대한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나는 새가  무섭다.

보도블럭 위의 그 살찐 비둘기들을 볼 때면 늘 토할 것 같은 기분이다.

하지만  혼자 있는 이 아이.

여느 잿빛 비둘기와는 달라 보인다.

새초롬한 것이 ... 나는 도시의 청소부 비둘기가 아니란다. 라는 듯.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기 까지 하는 궁궐에 사는  진골 비둘기.

 

 

 

 

역사 박물관 안의 석호.

호랑이 표정이 민화 속 모습과 많이 비슷해 보인다.

귀엽다.

무덤을 지키기에는 너무 안 무서워서 어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