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극뽁!記
우리에 나는 없다
trytobe
2023. 2. 27. 09:31
우리 속에
환자인 나는 어디 있나?
우리가 봤을 때,
"암이 확실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할 것임.
"뇨도관 삽입"
"담도 배액관 달 것"
비뇨기과 협진이라 외래 갔다.
전날 강도 6~7 정도의 미친듯한 통증으로
괴로웠던 터라,
병원가면 <들 아프게 해 주겠지>
그런 기대로 가잖아.
근데 처음 만난 유명한 비뇨기과 교수님.
"복통이 6정도 됩니다. 단단하게 만져져요"
"비뇨기과적으로 만져지는 기관이 아닙니다.
우리가 봤을 때 암 덩어리가 배뇨관을 누르고 있으니
오늘 바로 스텐드 삽입하세요"
스텐드는 3개월마다 교체, 평생 해야함!,
-책상 위의 팜플렛 주며, "3개월 후에 외래로 다시 오세요"
생각만 해도 거북한 민망함- 그래 그런 건 사치라 치자.
3개월 마다, 평생------이것이 환자에게
나에게 어떤 의미로 와 닿을지에 대한
우려나 배려 따위 1도 없다.
나는 그냥 <병원의 전문가인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그냥 나>다.
내 몸인데 왜 내 기분이나 상황, 상태
그런거 없이 꽂고, 찌르고, 가르는 거야!
그 잘난 우리 속에
환자인 나도 좀 넣어 두고 생각해 봐요.
우리, 당신들과 나, 같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 할 수는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