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암 2

전이 암 환자란

비바람 치는 바닷가의, 미끄러운 바위 위에 서 있는 사람. 어두운 터널 속을 걷는, 마주 보이는 불빛이 터널의 끝인지, 내게로 향해 오는 열차의 불빛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 전이된 암 환자는 그런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전이가 된 병원에서 알게 된 언니 한 분이 전화로 "이번 항암은 하나도 힘들지 않아. 괜찮아." 하신다. 그런 걸 괜찮다고 생각해야 하는 사람들. 나는 괜찮지 않을 때 조차, 먼저 이 길을 걸어간다는 이유로 괜찮은 척 한다. "다행이예요. 원래 그런거예요." 하면서... 어떤 일이든 끝이 있기에 참아 낼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 참다 보면, 하다 보면 이 지긋지긋한 일도 끝나 있을테니. 하지만, 전이암 환자의 끝은 어딜까? 입원을 하기 위해 캐리어에 짐을 챙긴다. 뱅기 타고 나라 밖 갈 때..

암 극뽁!記 2023.05.13

입원, 풍경 ...봄의 한 가운데 나

2년 가까이 강남 세브를 다니며 항상 부러웠다. 매봉산을 걷는 사람들을. 그런데 어제 입원해서 오늘 항암을 마친 후 캐모포트 잠깐 휴업한 틈에 폴데 없는 자유의 몸으로 매봉산을 걸어 보았다. 환자복 입고 외부 돌아 다니는 것 보기 싫은데, 어쩔 수 없다 자위하며 비 내린 오후의 산을 걸었다. 우습게도 나보다 먼저 이 산을 오르는 환자분이 계셨다. 지난 겨울, 아주 우울할 때 처음 올랐다가 그 순간 살아 있음에 감사하게 되었다는 암환우. 지방에서 다니시는 분이신데 그 분의 기운이 숲의 초록과 비슷해서 함께 걷는 것이 즐거웠다. 내 사진도 찍어 주심. 나 사진 찍는 것 싫어 한다고 하였건만... 순간을 기억하라고. 1시간의 항암 끝내고 다시 수액 달아서 지금은 또 폴대와 한 몸. 71병동은 처음 입원했는데,..

암 극뽁!記 2023.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