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 암 환자란
비바람 치는 바닷가의, 미끄러운 바위 위에 서 있는 사람. 어두운 터널 속을 걷는, 마주 보이는 불빛이 터널의 끝인지, 내게로 향해 오는 열차의 불빛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 전이된 암 환자는 그런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전이가 된 병원에서 알게 된 언니 한 분이 전화로 "이번 항암은 하나도 힘들지 않아. 괜찮아." 하신다. 그런 걸 괜찮다고 생각해야 하는 사람들. 나는 괜찮지 않을 때 조차, 먼저 이 길을 걸어간다는 이유로 괜찮은 척 한다. "다행이예요. 원래 그런거예요." 하면서... 어떤 일이든 끝이 있기에 참아 낼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 참다 보면, 하다 보면 이 지긋지긋한 일도 끝나 있을테니. 하지만, 전이암 환자의 끝은 어딜까? 입원을 하기 위해 캐리어에 짐을 챙긴다. 뱅기 타고 나라 밖 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