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334

그냥 퇴원 <퇴원 후 주의 사항 및 치료계획>

점점 나빠지는 건가. 항암을 하기 위해 열흘이나 입원해 있다가 ....마침내 그냥 퇴원했다. 간 수치 내려 가는 것 보고 다시 입원해서 항암 하자고. 문제는 퇴원 할 때 병동에서 주는 이 퇴원요약이 나를 퍽 심란하게 한다. 진행성 위암, 잔류암이 섬유층을 능가하는.... 현저하게 더 확장....복막 비부 폐쇄성 요로증과 함께 방광벽 절반의 전이... 이런 노티들이 열없는 희망에서 끌어 내린다. 이번에 4주만에 다시 찍은 CT는 큰 변화가 없다.고 교수님은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내 몸과 이 퇴원 요약의 멘트들은 나를 비웃고 있다. 열심히 하다 너무 좌절하지 말라고. 비 오는 수요일. 도서관에 빌린 책 가져다 주고 우산을 지팡이 삼아 터덜터덜 걸어 왔다. 내 걸음은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

암 극뽁!記 2023.06.21

지나고 나면

그때가 좋았지. 그런 건 지나고 나면 할 수 있는 말. "항암 할 수 있을 때가 더 좋았어"라고 지금의 나는 말해야 하는 지도 모르겠다. 항암을 위해 입원을 했건만, 간수치가 8배 이상 높게 나와서 (AST-GOT / ALT-GPT) 고덱스, 우르사 처방 받으며 나흘 연속 간수치 낮아지길 기다리는데 - 100이상 이면 항암 할 수 없다는. 나흘째인 오늘은 더욱 높아졌다. -10배가 넘는다. 거기에 상복부 중앙의 멍울 만져짐과 미묘한 복부 통증. 결국 4주만에 다시 CT 찍었다. 항암을 아무런 이벤트 없이 받을 수 있는 것. 그것마져도 감사한 일이었구나... CT 찍고 병동 올라 오는 길에 를 작성하고 왔다. 나는 늘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상황은 언제나 두 갈래 길에서 더 험한 길로 나를 떠미..

암 극뽁!記 2023.06.14

시간이 길러 주는 것들 & 대중교통 승차 거부

일주일 동안 병원에 입원하고 왔더니 베란다 텃밭이 야생의 화원으로 변신 시간은 이렇게 내가 없어도 길러 내는구나... 시간 속에서 나도 이렇게 자라나면 좋으련만. 나는 아직도 성숙하지 못하다. 죽을 날이 가까움에도. 누군가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이 내게는 참 어렵다. 말싸움에서 웬만하면 지지 않는 나지만, 힘들고 부질없다. 1주마다 하는 항암, 2주차 오전에 맞고 퇴원 하는 날 캐리어를 들고 광역버스 타려는데 기사분이 "캐리어 들고 타면 안된다"고 한다. 잠시 '이게 무슨 말일까?'.... 어리둥절 카드 테그가 안된다는 얘긴 줄 알았다. 진심. 그런데 "대중교통에 캐리어 들고 타는 건 상식 없는 일"이란다. 그럼, 난 어떻게...집에 택시 타고 다녀야 하는 건가? 항암 할 때 작은 이슈도 있어 피곤하고 ..

암 극뽁!記 2023.05.21

전이 암 환자란

비바람 치는 바닷가의, 미끄러운 바위 위에 서 있는 사람. 어두운 터널 속을 걷는, 마주 보이는 불빛이 터널의 끝인지, 내게로 향해 오는 열차의 불빛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 전이된 암 환자는 그런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전이가 된 병원에서 알게 된 언니 한 분이 전화로 "이번 항암은 하나도 힘들지 않아. 괜찮아." 하신다. 그런 걸 괜찮다고 생각해야 하는 사람들. 나는 괜찮지 않을 때 조차, 먼저 이 길을 걸어간다는 이유로 괜찮은 척 한다. "다행이예요. 원래 그런거예요." 하면서... 어떤 일이든 끝이 있기에 참아 낼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 참다 보면, 하다 보면 이 지긋지긋한 일도 끝나 있을테니. 하지만, 전이암 환자의 끝은 어딜까? 입원을 하기 위해 캐리어에 짐을 챙긴다. 뱅기 타고 나라 밖 갈 때..

암 극뽁!記 2023.05.13

팔랑귀 암환자가 구입한 것들 -의료기기

나는 가벼운 팔랑귀 암에 걸린 후 사들인 건강용품들이 한 가득. 1. 반신욕기 제일 처음 산 것 같다. 요양병원에서 만난 분이 좋다고, 본인은 효과 본 것 같다고. 그래서 샀다. 저렇듯 소파 옆에 한자리 차지 하고 있다. 부피가 꽤 크다. 그리고 설정 온도 (45도)까지 올리는데 시간이 20분 정도 걸린다. ---- 큰 맘 먹고 해야 한다. 뚜껑을 열면 의자(엉덩이 심히 배김)와 뭔가 몸에 좋다는 조각이 붙어 있다. 코슷코에서도 판매하는 브렌드다. 피톤치트향이 좋다나 뭐라나... 반신욕 하면서 공부나 유튜브 감상하면 좋다. 겨울엔 좋지만, 설정온도까지 올리기 쉽지 않아 잘 사용 안한다. 2. 라파 402 VIP 저주파 온열기 아마도 내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의료기기인 듯 하다. 고주파가 심부 깊숙이 작용..

암 극뽁!記 2023.05.06

아프니까 다시...ABC 쥬스

아프지 않았다. 부활과 함께 나도 다시 태어났다고 조금씩 늦게 자고, 운동도 한 두번 거르고 .... 그러니 몸이 아프다. 덩어리가 만져진다. 어디 가 있다 어제 새벽에 다시 만져 졌을까? 아직 내 몸 속에 있는 거니? 암.... 기분이 완전 다운되서 새벽 2시에 일어나 타진을 먹었다. 수면제 먹고 잠들었다 깼으니 아팠던거다. ㅠㅠ 그래서 간사하게 다시 열심히 쥬스 만들어 몸에게 바쳤다. 이제 좋은 것만 먹자. 어제는 오랜시간 베이킹을 했다. 쑥카스테라, 바나나 머핀, 크림치즈 파운드, 초코 아몬드 쿠키 내가 좋아 하는 건 레시피 북 보고 따라 만들어 보는 것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 그런 것들은 아직 나를 행복하게 한다. 오늘 병원가서 3차 탁솔을 맞고 왔다. 아~ 진짜 외래 항암은 힘들다. 9시..

암 극뽁!記 2023.04.27

Ep 39 ¿Qué prefires tomar?

preferir prefiero prefreres prefiere preferimos prefrís prefieren ¿ Cuál prefires ? 어떤 걸 원해? ¿ Qué prefires ? 무얼 원해? - Yo prefiero el café al té. 나는 차보다 커피가 더 좋아. -Yo prefiero la famila al trbajo. 나는 일보다는 가족이 우선이야 -Yo prefiero estudiar a trabajar. 나는 일할 바에야 차라리 공부하겠어. - Yo prefiero dormir en casa a ir al cine. 나는 극장에 갈 바에야 집에서 잠을 자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