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동안 병원에 입원하고 왔더니
베란다 텃밭이 야생의 화원으로 변신
시간은 이렇게 내가 없어도 길러 내는구나...
시간 속에서 나도 이렇게 자라나면 좋으련만.
나는 아직도 성숙하지 못하다. 죽을 날이 가까움에도.
누군가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이 내게는 참 어렵다.
말싸움에서 웬만하면 지지 않는 나지만,
힘들고 부질없다.
1주마다 하는 항암, 2주차 오전에 맞고 퇴원 하는 날
캐리어를 들고 광역버스 타려는데
기사분이 "캐리어 들고 타면 안된다"고 한다.
잠시 '이게 무슨 말일까?'.... 어리둥절
카드 테그가 안된다는 얘긴 줄 알았다. 진심.
그런데 "대중교통에 캐리어 들고 타는 건 상식 없는 일"이란다.
그럼, 난 어떻게...집에 택시 타고 다녀야 하는 건가?
항암 할 때 작은 이슈도 있어 피곤하고 힘든 가운데
기사님과의 실랑이는 나를 참 작아지게 한다.
나는 그럴 때, "무슨 근거로 안된다고 하냐?
이제껏 캐리어 들고 다녀도 괜찮았다.
안된다면 정확하게 안내문이라도 부착해 놓아야 하지 않는냐"는
항의 대신, "죄송합니다. 오늘 만 봐 주세요" 했어야 했나?
집에 와서 <대중교통 수화물 규정>
이런 걸 찾아 보았다.
10kg과 50*40*20 의 부피 제한이 있다고 한다.
내 캐리어는 기내용 사이즈.
부피제한에 해당되지 않는 사이즈 였다.
경기도청 교통민원과에 질의 넣었다.
앞으로도 광역버스 계속 이용해야 할텐데
캐리어 들고 타다가 다시 또 승차거부 당하면 안되겠기에.
힘들다.
보호자 없이 대중교통으로 이동해야 하는 환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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